[노크노크] 넷플릭스로 일반사회학 하기
일반사회학이 주춤하는새 '뭘 공부하면 재밌다고 소문이 날까? ' 이책저책 거들떠 보았는데요. 읽어야 하는 책이 하나 둘 쌓이다보니, 마음에 없던 부담이 생기고, 왠지 시간이 더 없는 것 같고, 막 마음이 무거워지더라고요.
그때 찾는 것은 뭐다?
"넷플릭스다!"
공부를 글로 하란 법 있나요? 넷플릭스 보면서도 얼마든지 사회학 나머지 공부 할 수 있어요. 넷플릭스에서 보며 사회학 공부 자료로도 충분하다고 생각한 것들이 있어 여러분과 공유할까 해요. (누군가, 여기에 있어, 이 글을 보고 있다고 믿으며...)
(+. 스포일러가 있어요! 이미 My list에 담아두신 분들이라면 읽지말고 패스패스)
회사 동료가 알려줘서 보기 시작했는데요. 미국 최빈 지역 중 하나인 미시건주 플린트타운의 경찰청을 배경으로 하는 8부작 다큐멘터리 시리즈입니다. 지역 경제의 주축이었던 GM이 철수하고 남겨진 플린트타운은 커뮤니티의 붕괴, 수질문제, 중앙정부의 외면, 공공서비스의 축소, 인종갈등, 치안, 약물 등 각종 문제가 총집합된 무법 도시가 되고 맙니다. 10만 인구의 도시를 책임지는 경찰 수가 98명 뿐인 상황에서 인종갈등과 범죄율을 날로 나빠지고, 그 시점에 도널드 트럼프가 대통령이 되면서 지역 붕괴는 점차 가속화됩니다. 이런 상황을 시민-경찰, 백인-흑인 등 갈등의 대척점에 있는 이들의 관점에서 골고루, 그러나 적나라하게 다뤘는데요. #도시 #인종 #정치 #제조업붕괴 #커뮤니티 #공공복지 등에 관심있는 분들이라면 진짜 좋은 자료가 되지 않을까 싶어요.
The Great Hack은 개인정보를 가지고 부를 축적한 초국적 기업들의 이야기이자 개인의 직무윤리의식(!)을 다룬 다큐멘터리에요.
때는 미국 대선으로 흘러갑니다. 뉴욕에 있는 Cambridge Analytica라는 정치 커뮤니케이션 컨설팅(?)업체는 페이스북에서 수집한 개인정보를 가지고 유권자들을 유형화하고, 그중 유동층을 대상으로 트럼프 후보에 유리한 정보를 마구 뿌립니다. 한쪽으로 치우친 뉴스, 가짜뉴스는 유권자들의 마음에 혐오와 두려움을 갖게 만들고, 결국 트럼프를 대선 승리로 이끌게 됐죠. Brexit도 마찬가지입니다. Cambridge Analytica는 미국 대선에서 사용한 방법으로 Brexit 결정에도 관여하게 됩니다. 이런 활동을 주도적으로 이끌었던 Cambridge Analytica의 브리짓은 자신이 어떤 잘못을 했는지 처음에는 잘 인식하지 못하죠. 하지만 하나둘 등장하는 내부고발자와 주변의 압박으로 (의도했는지 안했는지 모르겠지만) 어느 순간 자신의 잘못됐던 행동을 깨닫고 Cambridge Analytica과 페이스북의 악행을 세상에 공개하게 됩니다.
이 사건은 사실 한국에서는 전체 맥락보다는 마크 주커버그에 뻘소리를 던지던 미 상원의원들의 질문으로 알려졌는데요. 그 뻘소리 작렬했던 청문회의 이면에는 이런 일들이 벌어졌다는 사실, 저는 이 다큐멘터리를 통해 처음 알게 되었죠ㅠ
개인정보에 아주 자유롭게 접근하는 기업들과 이를 정치적 목적으로 사용하는 세력들을 분명하게 그려낸 이 다큐멘터리는 우리가 일상에서 보고 있는 현상들의 이면을 생각해 보게 합니다. #개인정보 #혐오 #기업 #자본 #가짜뉴스 에 관심있는 분들에게 추천해요!
한번 큰맘 먹고 길게 적어봤어요. 적으면서 저도 생각났던 내용들을 쭉 정리할 수 있어 좋네요(히힣)
혹시 여러분도 일반사회학 관점으로다가 본 재미난 넷플릭스 콘텐츠가 있다면 같이 공유해주세요. 나눠보는 재미를 함께 누리자구요 :^)
그럼 저는 이만 총총총총총총총총.